고려시대 다원적 사상과 유교적 인식의 길항, 그 서사 -­최봉준, 고려시대 다원적 사상지형과 역사인식(소명출판, 2023)­-

Reading for Goryeo’s Pluralism and Historical Understanding

초록

이 글은 고려시대 다원적 사상지형과 역사인식 에 대한 비평이다. 이 책의 저자는 고려 사회를 이해하는 핵심 키워드로 다원성에 주목하였고, 유학(儒學)의 입장에서 고려시대의 다원적 사상지형과 역사 인식이 어떠한 상관성을 지니고 시간에 따라 어떻게 전개되었는지 추적하였다. 곧 고려는 태조대부터 유교, 불교, 도교, 풍수도참 등 여러 사상을 국가적으로 포용하면서 제도권 안에서 공존하게 한 다원적인 사회 구조를 이루었다. 저자는 국왕이 각 사상의 ‘수장’으로서 이질적 요소들을 조절하고 통합하는 주체였기 때문에 고려가 장기간 존속할 수 있었다고 규정한다. 한편으로 고려 지식인들은 대외적으로는 중국 중심의 보편 질서(주변국으로서의 자아)를 따르면서도 대내적으로는 고유한 전통을 강조하는 '화(華)로서의 자아'라는 이중적 자아인식을 형성했으며, 이 긴장 관계가 역사 재해석의 중요한 동력이 되었다고 평가하였다. 이를 토대로 하여 저자는 고려 왕조 전 시기를 다루며, 다원적 사상지형 속에서 역사 인식이 끊임없이 재해석되는 과정을 최충, 김부식, 이규보, 이승휴, 이제현, 정도전 등 시기별 대표 인물을 통해 분석하였다. 그 결과 고려의 이중적 자아 인식은 12세기 이후 ‘주변국으로서의 자아’ 중심으로 재편되고, 더 나아가 성리학의 수용과 내면화 과정을 거치며 '소중화(小中華)로서의 자아'로 질적 성장을 하였다고 평가하였다. 그러면서 고려후기의 역사 인식은 결과주의에서 동기주의로 전환하는 큰 변화를 보인다는 점도 지적하였다. 이 책은 고려 전 시기에 걸친 역사 인식을 다원성과 이중적 자아인식이라는 키워드를 통해 단계적이고 정교하게 추적함으로써, 시대적 흐름과 상황 변화에 따른 과거 해석의 방향 변화를 구체적으로 조명했다는 점에서 큰 의의를 지닌다. 필자는 이 책의 성과를 높이 평가하면서도 몇 가지 의문을 제기해 보았다. 첫째는 자료의 편중이다. ‘다원적 사상 지형’을 다루면서도 유교적 인식을 중심으로 논지를 구성하여, 『삼국유사』와 같은 비(非)유교적 역사 인식 자료를 충분히 포괄하여 분석하지 않은 것은 한계라고 본다. 둘째는 유교화의 실체 문제이다. 고려 중기 유학의 '심성화 경향'이나 '신유학적 경향'을 초기 성리학(도학)의 영향으로 보는 것은 시기상조이거나 실증적 근거가 부족하며, 오히려 왕안석의 신학(新學) 영향이나 당시 유학자들의 실용주의 태도를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을 참고할 필요가 있음을 지적하였다. 셋째는 이중적 자아인식에 대한 해석이다. 12세기 여진의 등장 이후 팔관회의 조하 의례가 완전히 형해화되고 ‘화로서의 자아’가 해체되었다는 저자의 해석은 다소 성급한 단정일 수 있으며, 의례의 상징성을 오해했을 가능성이 있음을 지적하였다.

키워드

ideological pluralismhistorical perceptiondualistic self-perceptionSelf(Goryeo)-centric universal orderSino-centric universal orderNeo-Confucianism다원성역사 인식화(華)로서의 자아주변국으로서의 자아소중화성리학
제목
고려시대 다원적 사상과 유교적 인식의 길항, 그 서사 -­최봉준, 고려시대 다원적 사상지형과 역사인식(소명출판, 2023)­-
제목 (타언어)
Reading for Goryeo’s Pluralism and Historical Understanding
저자
김보광
발행일
2025-11
유형
Y
저널명
한국중세사연구
83
페이지
293 ~ 3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