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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시리>의 이별 정서와 대중성
초록
본고는 고려가요 <가시리>의 주요 시어를 면밀히 분석하여 작품의 문학성을 드러내고자 하였다. 또한 속악 가사로 채택된 원인으로서 작품이 지닌 대중 문학적 성격에 대해서도 논의해 보았다. 작품에 쓰인 ʻ선ᄒᆞ면, 셜온 님, 가시ᄂᆞᆫ ᄃᆞᆺʼ은 이별의 정서와 태도를 집약해 표현한 시어들이다. 논란이 되어 온 ʻ선ᄒᆞ면ʼ은 어근 ʻᄉᆞᆫʼ에서 파생한 ʻᄉᆞᆫᄒᆞ다*ʼ의 후대 어형인 ʻ산ᄒᆞ다*ʼ와 ʻ선ᄒᆞ다ʼ의 기록으로 보았다. ʻᄉᆞᆫ 丁ʼ의 ʻ한창이다, 세다, 성하다ʼ, 현대어 ʻ서낙하다, 사날ʼ의 ʻ심하다, 극성맞다, 제멋대로이다, 비위 좋다ʼ에 공통된 의미 범주로써 ʻ극성맞으면, 제멋대로이면, 한창 세면ʼ으로 풀이하였다. 제1, 2연의 탄식과 절망에도 제3, 4연의 인내와 절제의 태도를 드러내는 데에 ʻ선ᄒᆞ면ʼ이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작품은 앞 2연과 뒤 2연의 대비와 함께 ʻ가다ʼ와 ʻ(돌아)오다ʼ라는 시어의 대립을 기조로 하고 있다. 이러한 대립적 의미 구성을 통하여 이별의 상황, 그에 처한 심정, 이별 극복의 의지 등이 심도 있게 표현되었다. 제3연의 ʻ선ᄒᆞ면ʼ은 제4연의 ʻ셜온ʼ으로 연결되어 정서를 심화한다. 마음 같아서는 극성맞게, 제 뜻대로 붙잡고 싶으나 꾹 참고 보내는 것이니 서러울 수밖에 없음을 나타내고 있다. 이 ʻ셜온ʼ이 ʻ님ʼ을 수식함으로써 화자가 느끼는 슬픔이 님과의 관계 전반에 걸친 것임을 드러내었다. ʻ셜온 님ʼ은 작품의 정서와 분위기를 대변함으로써 서정시로서의 깊이를 보여 준다. 마지막 행의 ʻ가시ᄂᆞᆫ ᄃᆞᆺ 도셔 오쇼셔ʼ에서 ʻᄃᆞᆺʼ의 시적 역할이 심중한 의미를 갖는다. ʻ가다ʼ와 ʻ오다ʼ 사이의 ʻ듯ʼ은 ʻ돌아서다ʼ를 매개로 한 유사성의 비유가 되어 갑자기 돌아서서 가는 님이 다시 문득 돌아서서 오기를 바라는 뜻을 표현하였다. 이와 더불어 ʻ~는 듯 마는 듯ʼ의 의미로서 ʻ가다ʼ를 부정하여 님이 가는 듯 했다가 그만두고 돌아오기를 간청하는 의미로도 이해된다. 갑작스런 이별을 당한 당혹감과 절망감에 더하여 이별 자체를 부정하는 능동적 의지를 살필 수 있다. 이 작품이 속악 가사로 편입된 것은 민간에 널리 유행하였기 때문이다. 이에 작품이 지닌 대중 문학적 성격을 찾아볼 수 있는데 첫째, 작품의 문학성이 감동을 이끌어 낼 수 있다는 점, 둘째, 보편적인 내용으로 널리 공감을 얻을 수 있다는 점, 셋째, 작자의 익명성이 전파를 용이하게 할 수 있다는 점, 넷째, 연행을 위해 시형의 변용이 가능하다는 점 등을 들 수 있다. <가시리>는 이별의 상황에서 서러운 감정에만 휩싸이지 않고 절제된 태도와 현실 극복의 의지를 표현한 작품이다. 이지와 감성의 균형 속에서 애절한 정서가 표현된 점에서 고려 시대 이별 노래의 대표작이라 할 수 있다.
키워드
- 제목
- <가시리>의 이별 정서와 대중성
- 제목 (타언어)
- Separation Sentiment and Popularity of <Gasiri>
- 저자
- 신재홍
- 발행일
- 2025-04
- 저널명
- 아시아문화연구
- 권
- 67
- 페이지
- 23 ~ 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