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보기
<쌍화점>의 장소성과 대화 맥락
초록
본고는 남녀상열지사의 대표 격으로 여겨진 <쌍화점>의 구체적 내용과 성격에 대해 좀 더 세밀한 고찰을 시도하였다. 장소성과 대화 맥락에 초점을 두어 작품의 성격 및 의의를 드러내고자 하였다. 이 작품은 행간에서 의미의 건너뜀이라는 특징을 보여 준다. 각 연 제3행과 제4행, 제4행과 제5행, 제5행과 제6행 사이의 여음구는 앞뒤 행의 의미 진행을 잠시 끊어 준다. 제1・2행과 제3・4행의 발단부와 전개부는 사건을 간략히 제시한 데에서 소문이 나지 않게 입단속하는 것으로 넘어간다. 제5・6행이 결합하면서는 제2화자가 등장하여 동참 의사를 밝히고 제1화자가 경계의 말을 한다. 행간과 전・후반부 사이에서 의미의 비약을 통해 사건과 말, 성관계와 소문이라는 제재를 표현하고 있다. 작품의 제재인 사건과 말은 각 연의 시작인 장소의 의미가 증폭, 종합되는 과정에서 형상화된다. 시상 전개에 따라 장소는 첫째, 원래의 기능을 하는 곳, 둘째, 남녀의 성관계가 벌어진 곳, 셋째, 사건에 관한 말이 나며 들며 하는 곳 등 세 가지 의미가 얽히며 더해진다. 말의 전파라는 점에서 장소는 넓은 범위의 연결망을 갖는다. 제1화자가 해 준 귀띔을 듣고 제2화자가 동참하려 한 것은 장소와 장소의 연결이 전제되었기 때문이다. 공간적 연결망은 연회석의 청중에게도 적용되어 남녀 관계에 대한 흥미와 함께 소문에 대한 경계심을 품으며 감상했을 것이다. 대화의 맥락에서 작품 후반부의 대화체를 통해 보면 전반부의 독백체도 대화의 일부로 수용된다. 제1∼4행의 전반부는 제1화자가 제2화자에게 귀띔한 내용이 되는 것이다. 이에 대해 제5행에서 제2화자의 반응이 나오고 다시 제1화자가 제6행의 “그 잔 데같이 덤불져 거친(무성히 무예한) 곳이 없다.”라고 대답한다. 이는 두 화자의 친밀한 관계에서 이루어졌는데 아마도 그들은 기녀 또는 여자 하인인 듯하다. 이러한 대화의 상황에서 제3, 4연의 환상적 존재와 의인화된 사물은 말로만 표현된 것이라고 이해할 수 있다. 전 4연은 이국적 현실 상황-종교적 현실 상황-환상적 상황-현실과 환상의 혼합 상황 등이 설정된 기승전결의 구조인데 시적 상황을 현실에서 환상으로 넓힘으로써 유흥적 분위기를 고조하는 효과를 얻고 있다. <쌍화점>은 성관계에 대한 호기심과 그 소문에 대한 경계, 전・후반부의 대화체 방식, 기승전결의 연 구성 등이 어우러진 작품이다. 사건과 말이라는 제재를 향락과 경계, 욕망과 절제의 긴장 속에 즐길 수 있어 연향에 적합한 성격을 갖추고 있다.
키워드
- 제목
- <쌍화점>의 장소성과 대화 맥락
- 제목 (타언어)
- The Placeness and Conversation Context of <Ssanghwajeom>
- 저자
- 신재홍
- 발행일
- 2024-02
- 저널명
- 한국시가문화연구
- 호
- 53
- 페이지
- 167 ~ 192